[Extended Senses] 2012 감각의 확장 (2012.10.29 ~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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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PopulouSCAPE_Night Flight Over an Urbanizing World_2005


Huei Ming Chang-Mini Worlds The Cliff_installation view_2012


Huei Ming Chang-Mini Worlds The Cliff_installation view_2012


Hirano Ryo_The Kappas Arm_2009


Hirano Ryo_HOLIDAY_2011


김채원_Labytinth_2011

 

2012 감각의 확장(Extended Senses)

 

I. 전시 개요
• 제목: <2012 감각의 확장(Extended Senses)>
• 주관: 대안공간 루프
• 후원: 서울문화재단
• 기간: 2012년 10월 29일(월) – 11월 19일(월)
• 장소: 대안공간 루프(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5-11)
• 오프닝: 10월 29일 저녁 6시, 대안공간 루프
• 참여 작가: 김채원 / 오세인 / 장 훼이 밍 / 히라노 료 / 토키사토 미츠루 / 팀 포퓰러스케이프(Team PopulouSCAPE)
• 기획: 서진석(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 김인선(윌링앤딜링 아트컨설팅 디렉터)

II. 연계 강연
• 제목: 일본 미디어아트의 현재
• 강연자: 하타나카 미노루(Hatanaka Minoru, NTT InterCommunication Center 큐레이터)
• 일시: 2012년 11월 1일(목), 오후 4시
•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SeMA Hall(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 본관 지하 1층)

III. 전시 목적
• 21세기 아시아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방향 모색
• 디지털 환경과의 결합으로 인간의 감각에 일어난 변화 연구
• 디지털 사회의 확장된 감각과 동양 사상 및 사고 체계의 관계 분석

 


 

IV. 감각의 확장_프로젝트 소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디지털 미디어와 인간의 감각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생성되고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 우리의 감각 체계는 다양하게 분화되는 한편, 공감각•통감각•다감각 체계로의 확장을 요구받으며 진화 중이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기계적 소통이 신경 시스템의 연장이 되는 수준까지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그에 맞춰서 인간의 지각 능력도 발달하여 우리의 감각이 확장된다고 말했다.
대상에 감응하는 메커니즘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서구의 인식론이 이성과 논리에 근거하는 이분법적 사상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면, 동양은 보다 다원적, 유기적인 사상 속에서 주관과 대상을 분리하지 않는 감성적 직관을 중시해 왔다.
또한 서구의 인식 체계가 경험의 분석, 가설의 입증 등을 통한 객관적 합리성에 비중을 둔다면, 동양의 인식 메커니즘은 5관의 호흡을 통한 심신의 감응에서 이뤄지는 통찰과 직관을 중요시한다. 눈앞에 있는 대상을 오감(五感)에 의존한 계측을 통해 파악하는 서양, 그리고 대상의 본질을 헤아리는 동양은 사물에 대한 인식에서 서로 확연한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서양 사상의 원류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두 이원론에 기초한 세계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이원론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양자 역학 등에서 근본적 한계를 노출했고, 현대 과학은 새로운 인식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 반면, 동양 사상은 순환적이면서 유기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 실재와 그림자를 대비하는 플라톤의 이원론에 비해, 불교나 노장사상은 유기적 순환이나 공존의 관계를 강조한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수천 년간 이어진 동양의 사상과 문화는, 한때 20세기 서구의 눈부신 과학 문명의 그늘에 가려 전근대적인 비과학적 영역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서구의 과학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동양 사상의 원리를 증명하는 결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21세기 문화의 세계적인 흐름은 그림자와 실재의 이분법보단 그 사이의 동등함과 동반을 강조하는 동양적 시각에 무게를 둔다. 과학 문명을 꽃피운 서구의 합리적 인식이 과학 자체의 발달과 함께 그 한계에 봉착했으며, 그 돌파구로 동양의 직관과 통찰에 의한 통합적 세계관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2012년 <감각의 확장>은 미디어 아트라는 형식을 통해 이상의 변화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세 나라의 젊은 미디어 작가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그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작업 과정에서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들로 변환하거나, 혹은 다감각화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변환과 확장의 시도들은 20세기의 인식 구조와는 다른 동양의 감응 체계를 되새겨 볼 체험의 기회들을 제공할 것이다.

V. 전시 서문
재현(representation)을 철학적 용어로 바꾸면 표상(die Vorstellung)이다. 표상은 선험적(a priori)으로 주어진 나의 인식체계가 세계를 구성해내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한때 인간이 세계를 내면에 구성하는 이 메커니즘은 선험적이기 때문에 그 구성의 정도는 아주 보편타당하다고 믿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대륙의 관념론과 로크의 타협적 경험론이 좌초되고부터 그리스와 르네상스 이래로 지고의 가치를 부여 받았던 인간지성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표상은 보편타당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나의 살아가는 입장과 환경에 맞게끔 주관화시키는 의지일 뿐이라고 일축해버렸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어떤 인식 메커니즘에서 재현된 주관적 세계를 다시 주관화시키는 미술에 대해서 혐오했다. 그는 대신 재현된 세계가 아닌 추상적 예술, 즉 음악이나 건축을 사랑했다. 쇼펜하우어는 추상예술의 도래를 예고한 최초의 사람이다.
추상예술이나 모더니즘, 아방가르드 미술은 서로 구분되기 어려운 관련 언어이다. 장르가 장르를 침해하지 않고 자기 매체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의 역사로서의 모더니즘이라는 말이나 기존의 미적 선례(aesthetic precedent)를 창조적으로 그리고 비판적으로 전환(critical shift)시키려는 시도를 아방가르드라고 부르는 태도나 비슷한 뜻일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태도가 현상으로 나타난 모습이 추상예술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실재 사물을 정확히 화폭에 옮겨 등가관계를 성립시켜가려는 노력으로 첫 번째 미술사의 네러티브를 확립하는 태도를 배웠다(바자리, 곰브리치). 매체의 특성이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가는 과정이라는 모더니즘 미술사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안다(그린버그). 그러나 예술의 의무는 어디까지나 감각을 확장시키려는 무한정의 모험정신에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인류사의 임무는 재현과 추상, 그리고 장르의 교차를 통한 새로운 통섭구조(通涉構造)의 발현이라는 세 단계의 거류를 지나 새로운 미디어의 예술내부로의 유입이라는 신항로를 확장시켰다. 마샬 맥루한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이야기를 던지며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자동차의 바퀴는 발의 확장이며 서적은 눈의 확장이다. 의복은 피부의 확장이며 전자회로는 중추신경계의 확장이다.” 맥루한의 발언 속에는 서양의 다이커터미(dichotomy)가 없다.
감각을 이성에 대한 시녀로서 하부구조적 말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양은 이성을 절대시한 적이 없다. 이성 또한 심미적 감수성이 고도로 승격된 고차원적 감각의 어떤 메커니즘 정도로 파악했다. 맥루한의 감각의 확장론이나 동양의 이성, 감각을 하나로 묶어서 사유하는 일원론은 근원적으로 통하는 바가 있다. 동양에서 산수는 정확한 관찰 이후의 정확한 재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감을 통해서 산과 함께 호흡하며 일체화된 뒤 그 공감각적 감동과 감흥을 시서화로 묶어서 통일적으로 표현하고 기록하고자 했던 호연지기였다. 뉴미디어 아트 역시 다른 기제의 기술들을 인간의 감각으로 흡수하여 서로가 통섭하여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노정시키려는 현대판 호연지기라는 점에서 동양적 미술과 뉴미디어 아트는 맥락을 함께 한다. 2008년, 2010년에 이어 올해로 이어진 프로젝트 전시 <감각의 확장>은 위와 같은 이해를 국내외적으로 알려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대만, 일본 등의 국내외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